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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조인화]화진포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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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09회 작성일 06-01-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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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을 뚫고 길을 나섰다
눈 마중이다
차가 끊기는 마을 대진에서 걸어
지금은 화진포 성으로 변형된 별장에 올랐다
그때로 세상은 소란스러웠으나 끝없이 평화로웠다
큰 눈송이에 가려지는 사진을 찍으며
웃음소리에 녹아 내리던 눈
지상의 경계를 허물며 겁 없이 내려앉는
가벼움이란
앞을 분간할 수 있었음이랴
중무장을 한 채 지름길을 찾아 헤메던
그 험한 추억의 길에 담보 되었던 목숨
흰 왜가리 한 마리에 정신을 뺏기며
밤낚시를 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
적벽을 잡았던 날들
온 하늘 중천이 붉어져 오며
먹구름이 풀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