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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조인화]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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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41회 작성일 06-01-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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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에서 울던 새가 없다
점심시간?
봉우리부터 내려오는 갈색 어제보다
조금 더 내려 왔다
고구마 밭 억센 줄기 둘레를 돌며 매달려 있는 콩깍지를 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딴다
강낭콩 동부 검은콩 마른 옥수수 대를 타고 올라간 콩 줄기
왔던 곳으로 돌며 줄기를 따라 돌며 푸른 강낭콩을 땄다
점점 고요해진다 들판을 비운 새 때문인가
고추밭도 고요하다
풀어진 햇살이 가만히 내려와 앉아 가을색이다
그제야 갈색이 된 콩 깍지들이 보인다
숨어있었던 것처럼 많다
그렇구나 익은 것은 가을과 어우러져 그 자리에 있다
곡식들로 가득 찬 들판
숨소리도 없이 엎드려 고구마를 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