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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조인화]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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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80회 작성일 06-01-3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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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오래된 거울이 하나 있습니다
등공예로 한줄 한줄 돌아가 둥근
이사할 때마다 정성들여 간직해서 짐을 풀고
적당한 곳에 걸면 세월의 흔적이 한테 더 둘러져
곰삭은 정이 느껴지고 그때 풋풋한 새댁일적에
기적소리에 잠이 깨어 밖을 나오면
안개로 앞을 분간할 수 없이 낯설던 마을
닭장을 지나 기차 역사를 건너
등공예를 배우며 만든 용품들 망가지거나 잃어버리고
남은 건 끝없이 넓은 배 밭 끝에 앉아 먹었던 단 배 맛과
여기까지 나를 데리고 온 거울
어느 날 화들짝 놀라 반신반의 할 때
담백한 사랑 거짓 없이 적셔주는
그런 날들
끝없음에 기대어 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