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2005년 [시-김향숙]첫 아이의 가을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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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운동장 안
똑같은 운동복을 입은 아이들이
쏟아놓은 개미떼처럼 함성을 지르며
엉키었다 풀어졌다 뛰어다니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기다려
기린동상 옆 전나무그늘에 자리 펴고 앉았는데
그 많은 아이들 가운데서 갑자기 한 아이가
내 눈물샘 속으로 튀어들었다.
손목에 숫자를 매기는 결승선이 있고
지키고 빼앗아야 할 꼭대기의 모자들이 밀려오는
횟가루 줄 선명한 세상
나이 오십이 넘도록
눈물막 안에서 꼬물거리며 떠도는 뜨거운 것
나는 아직도
가끔 기린 동상 옆 전나무그늘에 서 있다
똑같은 운동복을 입은 아이들이
쏟아놓은 개미떼처럼 함성을 지르며
엉키었다 풀어졌다 뛰어다니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기다려
기린동상 옆 전나무그늘에 자리 펴고 앉았는데
그 많은 아이들 가운데서 갑자기 한 아이가
내 눈물샘 속으로 튀어들었다.
손목에 숫자를 매기는 결승선이 있고
지키고 빼앗아야 할 꼭대기의 모자들이 밀려오는
횟가루 줄 선명한 세상
나이 오십이 넘도록
눈물막 안에서 꼬물거리며 떠도는 뜨거운 것
나는 아직도
가끔 기린 동상 옆 전나무그늘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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