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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최월순]뒷걸음치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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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75회 작성일 06-01-3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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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뼈가 부러져
병상에 누우신
아버지의 낯선 병명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뒷걸음을 친다.
도망가지 마십시오.
뒷걸음을 치고 있는
내 덜미를 잡고 의사가 말한다.
평생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고 달려온 날들
그 바쁜 날들 중에
우산도 없이 고스란히 비를 맞고 돌아오던 날처럼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은 날
나처럼 뒷걸음치고 싶지 않으셨을까 아버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