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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서귀옥]바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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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43회 작성일 06-01-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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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 질러 온 바람에서 젖 냄새가 나는 것은
어린 솔방울마다 비늘 옷 기워 입히느라
옷 섶 풀린 줄 모르고
바람이 오는 까닭이다.
빙벽 사이 질러 온 바람에서 땀 냄새가 나는 것은
피켈 꽂힐 때마다 낮아지는 하늘 보려고
자일에 함께 매달렸던
바람이 오는 까닭이다.
두엄 냄새에 코를 막고 선 아이야,
네 마른땅에 지렁이의 길 내느라 바람이
발효를 시작했다.
바람이 썩어야 살아있는 것을 꺼내놓는 땅,
땅 냄새가 그리운 사람들
지금 너에게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