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2005년 [시-서귀옥]전봇대와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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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골목 튀어나온 사내처럼 덮치는
전봇대가 만만하다.
만져보니 말랑말랑하다.
툭, 쳐도 덤비지 않으니 주먹도 날려본다.
세상은 가끔 돌부처의 심장도
열어 놓는다더니
오호, 물컹한 세상아
걸어 잠그는 것만이 본심인 줄 알았더니
틈 한번 헐렁하구나
느슨하다는 것은
살 만 하다는 것,
아버지, 어머니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소주 반병이 일러주니
스승 아닌 것이 없다.
다시 돌부처가 돌아앉는 내일을 산다 해도
나, 전봇대와 뒹굴다
오리발 같은 아침 발자국 위에 내 발자국
옮겨 찍을 것이다.
전봇대가 만만하다.
만져보니 말랑말랑하다.
툭, 쳐도 덤비지 않으니 주먹도 날려본다.
세상은 가끔 돌부처의 심장도
열어 놓는다더니
오호, 물컹한 세상아
걸어 잠그는 것만이 본심인 줄 알았더니
틈 한번 헐렁하구나
느슨하다는 것은
살 만 하다는 것,
아버지, 어머니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소주 반병이 일러주니
스승 아닌 것이 없다.
다시 돌부처가 돌아앉는 내일을 산다 해도
나, 전봇대와 뒹굴다
오리발 같은 아침 발자국 위에 내 발자국
옮겨 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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