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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서귀옥]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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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88회 작성일 06-01-3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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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선인장을 뽑고 빈 화분만 내놓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물 주는, 썩 정성 들인 것 같지 않은
할머니의 선인장이 붉은꽃 피우던 날
귀먹은 할머니가 선인장과 나누던 말
처음 들었습니다.
내가 목마르고 아프면 너도 그런게야.
내일이면 100세인 할머니
아들네 다니러 가신 후 기운 쇠하여 한해 지나도록
귀가를 늦추고
부재를 눈치챈 선인장은
몸짓, 말투까지 흉내내는 나와는
말이 안 통한다고 돌아앉더니
끝내 등 풀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말도 전해주지 않는 전화를
또 걸어옵니다.
선인장은 잘 크지야?
목마르고 아픈 목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