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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서귀옥]아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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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14회 작성일 06-01-3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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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마다 산 그림자를 끌고 다니던 태양
기어이 산을 바다에 밀어넣었다.
그때 넘친 물에 도시가 잠겼다.
숲은 통배추로 절여지고
나무는 알타리무로 숨죽고
사람들은 장아찌로 여무는데
나는 산에도, 도시에도 없었으므로
짠맛을 못 봤다.
아침이 되자 태양이 산을 건져
제자리에 갖다 놓았지만
짠 내 지우려고
온 몸 떨어내도
머리 끝자락에 붙은 바다가
끝내 떨어지지 않아 하얗게 하얗게
말라붙었다.
태양이 산 주변 돌며
비린내 주워담는 5월
민물수초 같은 머리에 비늘꽃 피우려고
나, 산 근처를 얼씬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