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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서귀옥]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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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93회 작성일 06-01-3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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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쉬어가려고 가지에 앉을 때마다
바람을 밀어냈던 나무는
미안했던 것이다.
그래서 밤마다 떼 지어 온
바람에게
세차게 따귀 맞으면서도
묵묵히 입을 다물었던 것이다.
아침이면 손자국 남아
얼얼하였으나
마른 가지 하나 꺾어내는 것으로
속 드러낼 뿐,
여전히 바람의 급소를 향하여
어린 가지를 꽂으며
봄이 올 때까지
꽃을 숨겨야 하는 것이
나무는 그저 미안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