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2005년 [시-권정남]수장水葬된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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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빠진 저수지 바닥
핏줄 선연한
소나무 몇 그루 수장되어 있다
설악산을 지키던 아름드리나무
태풍 루사 때
죄 없이 떠내려 와
몇 번 넘어지고 뒹굴어
검은 물 속 깊숙이
물살에 머리 채 휩쓸렸구나
금이 간 진흙 바닥에
팔 빠지고 목 꺾인
탈골의 모습으로
머리 처박고 오소소 몸 떨며
누웠거나 혹은 물구나무로 서서
수도하는 자세로
누군가를 용서하듯
경건하게 수장을 치루고 있구나
핏줄 선연한
소나무 몇 그루 수장되어 있다
설악산을 지키던 아름드리나무
태풍 루사 때
죄 없이 떠내려 와
몇 번 넘어지고 뒹굴어
검은 물 속 깊숙이
물살에 머리 채 휩쓸렸구나
금이 간 진흙 바닥에
팔 빠지고 목 꺾인
탈골의 모습으로
머리 처박고 오소소 몸 떨며
누웠거나 혹은 물구나무로 서서
수도하는 자세로
누군가를 용서하듯
경건하게 수장을 치루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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