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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채재순]엄마의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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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63회 작성일 06-01-3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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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연기 속엔
엄마가 들어있다
들일 나간 당신이
부엌으로 돌아왔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다
어두워지는 우리 집 작은 가마솥엔
버섯이랑 배추잎이 된장국 안에서
달큰해졌다
부슬비 오시는 저녁,
하교 중이던 내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져 집으로 간다
저녁연기는
엄마가 내게 보내는
푸근한 봉화
오늘도 큰 가마솥엔
밥 익는 내 가득하고
굴뚝엔 뭉게뭉게
엄마가 지핀 연기가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