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1998년 [시-박명자]난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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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리본을 달고 K시인의 난 화분이
탁자 위에 올라 앉던 날
우리 거실의 가구들은 조금씩 가슴을 내밀고
자리를 움직여 앞으로 다가 앉았다
먼지 속에 꽂혔던 전집류 책들이 시간의 문을
삐끗 열고 새끼발가락을 앞으로 내밀었다
가라앉았던 실내 공기가 빠르게 분열식을 시작하다가
내 마음의 弦을 건드리고 창틀에서 넘어진다
여밀 수 없었던 나의 오랜 명지끝 상처가
더벅머리를 틀어박고 잠시
어디론가 숨어 버렸다
리본을 달고 K시인의 난 화분이
탁자 위에 올라 앉던 날
우리 거실의 가구들은 조금씩 가슴을 내밀고
자리를 움직여 앞으로 다가 앉았다
먼지 속에 꽂혔던 전집류 책들이 시간의 문을
삐끗 열고 새끼발가락을 앞으로 내밀었다
가라앉았던 실내 공기가 빠르게 분열식을 시작하다가
내 마음의 弦을 건드리고 창틀에서 넘어진다
여밀 수 없었던 나의 오랜 명지끝 상처가
더벅머리를 틀어박고 잠시
어디론가 숨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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