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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이화국]저 흐린 눈동자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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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89회 작성일 06-01-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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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에 동태 한 마리
살의를 품은 내 앞에 흐린 눈동자
적의를 품고 째리지 않는 저 패자 앞에서
그만 전의를 상실한다
집어 든 칼날 아래 눕는 것은
소리 없이 다가온 시간의 시 분 초
형체가 없는 것들을 나는 자를 수 없다
나는 보이지 않는 것과
아무 것도 아닌 것과
얼마나 많은 싸움을 벌였던가
또한 나는 적의를 품고
남에게 다가서다 다친 적은 없었던가
내 몸의 숱한 상처는 내가 불렀을 터
상처의 아픔을 내려다보며 칼을 놓는다
동태 한 마리의 흐린 눈동자가
전의를 앗아가 나를 죽였다
꼼짝 못하는 나는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