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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이화국]술 마시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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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53회 작성일 06-01-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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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잡사
술 한 잔에 말아
후루룩 마시던 시절 있었지
풀 먹인 신경줄로는
살 수 없다면서 그랬지
끝내 살아 남은 자도
죽은 자도 없이
밤이 기우뚱거렸고
시간의 마디가 휘어 무거웠지
무엇을 말했는지
무슨 소리 들었는지
생각 마저 골다공에 걸려
바람 휭휭 넘나들며 삐걱였지
내가 비틀거리면
목젖 안 보이는 굴헝이 입벌려
내 집 문턱까지 따라와
발목 걸고 나를 통째 먹으려
장난쳤지
이미 내 다리는 휘청여
싱거운 게임이 분명했는데
올가미 없이 끌려가던 그때
편두통의 아우성만 난무했지
깨어보니 방 한 켠 구석에
후회로 얼룩진 사람 하나
외롭게 앉아 천정만
쳐다보고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