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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이충희]고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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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03회 작성일 06-01-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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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쟁이
내 어머니 책 사게 돈 달라 조르면
꼬치꼬치 물은 끝에
치마 걷어 부치고 고쟁이 오른쪽 주머니
삔침 빼 입에 물고
꼬깃꼬깃 접은 지전 한 장 펴서
아껴 써라 신신당부 한 말씀 얹어
자애로 내 손에 건네주시더니
오늘 볕 밝은 날 잡아
몇 년 벼르던 장속 정리 숙제하듯 하던 참에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고쟁이 찾아들고
누렇게 바랜 어머니의 현금 출납고를
찾아들고 아득했네
50년대 그 가난했던 시절이 걸어 나와
넘고처진 오늘 이 풍요를 때려눕히고
풀 먹인 속곳 빳빳한 서슬로
쓸쓸한 내 허기를 달래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