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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시-김춘만]이제는 그만 떠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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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96회 작성일 06-01-3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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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자식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쉰 네 해 지났으니
그만 기다리시란다.
주저앉은 산소에서
앙상한 당신을 모시고
화장터로 간다.
전쟁통에 북에 보낸 큰아들 둘째아들
땅 속에서 기다린 맺힌 한을
이제는 훌훌 떨고 가시라고
이 땅에 남은 셋째가 그 한을 뿌리겠단다.
부모 없이 형제 없이
이 땅에 홀로 선 막내의
눈물도 함께 보내드리겠단다.
그래도 씻은 듯 잊을 수 없던지
당신이 있던 자리 나무 한 그루 심고 돌아선다.
나무도 사람만큼 생각하고 듣는다면
저 나무 가지 뻗고 잎을 세워
이 땅의 내력을 전하리.
환갑의 막내가 아버지를 안고 내려오다가
하늘을 본다. 윤이월 푸른 하늘로
‘이제는 그만 떠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