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2005년 [시-김춘만]이제는 그만 떠나시라
페이지 정보
본문
끝내 자식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쉰 네 해 지났으니
그만 기다리시란다.
주저앉은 산소에서
앙상한 당신을 모시고
화장터로 간다.
전쟁통에 북에 보낸 큰아들 둘째아들
땅 속에서 기다린 맺힌 한을
이제는 훌훌 떨고 가시라고
이 땅에 남은 셋째가 그 한을 뿌리겠단다.
부모 없이 형제 없이
이 땅에 홀로 선 막내의
눈물도 함께 보내드리겠단다.
그래도 씻은 듯 잊을 수 없던지
당신이 있던 자리 나무 한 그루 심고 돌아선다.
나무도 사람만큼 생각하고 듣는다면
저 나무 가지 뻗고 잎을 세워
이 땅의 내력을 전하리.
환갑의 막내가 아버지를 안고 내려오다가
하늘을 본다. 윤이월 푸른 하늘로
‘이제는 그만 떠나시라.’
쉰 네 해 지났으니
그만 기다리시란다.
주저앉은 산소에서
앙상한 당신을 모시고
화장터로 간다.
전쟁통에 북에 보낸 큰아들 둘째아들
땅 속에서 기다린 맺힌 한을
이제는 훌훌 떨고 가시라고
이 땅에 남은 셋째가 그 한을 뿌리겠단다.
부모 없이 형제 없이
이 땅에 홀로 선 막내의
눈물도 함께 보내드리겠단다.
그래도 씻은 듯 잊을 수 없던지
당신이 있던 자리 나무 한 그루 심고 돌아선다.
나무도 사람만큼 생각하고 듣는다면
저 나무 가지 뻗고 잎을 세워
이 땅의 내력을 전하리.
환갑의 막내가 아버지를 안고 내려오다가
하늘을 본다. 윤이월 푸른 하늘로
‘이제는 그만 떠나시라.’
- 이전글[시-김춘만]능소화 06.01.31
- 다음글[시-이충희]고쟁이 0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