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2005년 [시-박영자]나무가 모자를 벗으며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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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긴 시간 동구 밖에 서 있던 나무가
오늘 천천히 자리를 옮긴다.
60년 고인 가래침을 뱉고
60년 쓰고 있던 그의 모자를 벗으며 걸어온다.
나무의 머리카락은 실크바람에 날리고
검은 숲은 오늘 낯설고 더욱 멀다.
나무가 모자를 벗고 하늘을 본 시각은
오전 11시 45분.
백양목 잎새들은 하늘 가득히 종잇장처럼
팔랑팔랑 날아가고
모자를 벗은 나무는
나에게 가득히 걸어왔다.
오늘 천천히 자리를 옮긴다.
60년 고인 가래침을 뱉고
60년 쓰고 있던 그의 모자를 벗으며 걸어온다.
나무의 머리카락은 실크바람에 날리고
검은 숲은 오늘 낯설고 더욱 멀다.
나무가 모자를 벗고 하늘을 본 시각은
오전 11시 45분.
백양목 잎새들은 하늘 가득히 종잇장처럼
팔랑팔랑 날아가고
모자를 벗은 나무는
나에게 가득히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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