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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2005년 [발간사-박명자]지역 예술의 지평을 열어가는 갈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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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71회 작성일 06-01-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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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설흔다섯해전. 전쟁이 휩쓸고 간 초토
속초 땅에 뼈대 없는 바람의집 <갈뫼>를 우리는
빈손으로 지었다
<갈뫼> 창간호를 출간 배포하고 우리는 돌아앉아
연탄 난로 위에 오징어를 구워 소주를 마시면서 목청 높여 시대
를 성토하고 밤늦도록 문학을 칼질하였다.
확실한 우리의 미래도 국가의 장래도 우리의 문학도 끝자락이
잡히지 않던 암담한 시절이었다.
<문학, 사랑, 열병> 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동에서 서에서 모
여든 우리 갈뫼 가족들은 피를 나눈 형제자매 같이 서로 눈빛만
보아도 가슴이 뛰었다.
주머니는 늘 비어 우리는 추운 영혼들이었으나 문학에 대한 열
정만은 뜨거웠다.
우리가 노변에 쏟아놓은 설전은 시인지 산문인지 분노의 소리
인지 장르도 없이 팡팡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그 시대 배경은 여
발 간 사
전히 전후의 잿바닥. 맨봉당에서 가족과의 이별. 재산의 상실. 정
신적 황폐함을 딛고 살아야 하는 생존의지는 이데올로기 보다 앞
서갔다.
지역민들은 미래지향적 의지도 항구도시 관광 속초에 대한 비
젼도 고추세우지 못한 형편이었지만 우리 회원들은 <갈뫼>를 구
심점으로 따뜻이 서로의 등을 포개었다. 이러한 지역 특성을 배
경으로 찬바람 속에 성장한 우리 <갈뫼>가 올해 35세 장년이 되
어 자기의지로 시대에 대응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갈뫼가 장년으로 성장하는 설흔다섯해 동안 세태는 전환기를
맞으며 탈 근대를 이야기하는 새 천년을 맞았다.
또한 첨단과학은 시시각각 페달을 밟아 가더니 정보화. 사이버
공간 속에다가 우리를 풀어놓았다.
그리고 금세기에 이르러 세계화를 외치며 다원화 구조로 사회
분위기가 변하고 IT 산업의 발달은 또한 젊은 층의 정서를 앗아
가 버렸다.
대중문화와 상업주의는 곳곳에서 유혹의 눈짓을 보내는 오늘
의 세태라지만 우리 갈뫼의 정신은 언제나 진실한 인간의 향기와
올곧은 삶의 문제에 귀의 할 것이며 갈뫼의 뿌리는 이 지역 문화
저변에 깊이 뿌리내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지역 예술의 지평
을 푸르게 열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