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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수필-서미숙] 사소한 것들에 대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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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55회 작성일 07-02-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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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사소한 것들이 우리를 일상에서 많이 울리고 웃기는 상황들을 만들어낸다.

특히 여자들은 더욱 그렇다.

아주 커다랗고 값비싼 보석을 선물로 주는 것 보다는 길거리 마지막 떨이로 사온 꽃다발을 들고 사랑해 할 때 그 엄청난
보석에 비할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을 받아 그 다음날 아침상의 반찬이 달라진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 같고 그동안 남편에게 바가지 긁었던 작고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굉장한 미안함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그 흔한 부부 싸움도 결국의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에서 비롯되고 막상 따지고 보면, 같이 길을 걷다 지나가는 다른 여자를
힐끗 바라봤다는 이유로 큰 싸움이 번져 이혼직전에 까지 가는 부부들도 본적이 있다.

정말 별것 아닌 것에 목숨 거는 여자들, 사소한 것에 감동하고 사는 여자들,
남자들은 그것을 이해 못한다고 하고, 여자들 역시 그 작은 일에 신경 써 주지 못하는 남자들을 이해 못한다고 한다.
어느 책에서 본 내용이다.

남자들 보고 냉장고에 서 우유를 꺼내 달라고 하면 어디어디 하면서 아예 찾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도 가지보지도
않던 거리의 이정표를 보고는 구석구석까지 잘도 찾아간다. 그러나 여자들은 아니 그 우유도 하나 못 찾냐고 하면서 어디 옆에
우유가 있다고 세밀하게 설명을 해주며 구석구석 그 복잡한 냉장고 안에 뭐가 있는지
다 잘 알고 외우고 있다.심지어는 50m인가 500m인가 떨어져 있는 자기 남자의 어깨위에 있는 다른 여자의 머리카락을
발견하는 것이 여자들이고, 그렇게 설명을 해줘도 이정표 보고는 절대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찾아 간다든 것은 아주
무리라는 것도 여자이다.

더구나 남자들은 좁은 시야를 멀리 내다 볼 수 있고 차량들의 오고가는 움직임을 잘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자들은
대부분 야맹증 상태이거나 단거리 활동에 강하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낮에는 여자가 운전을 하고 밤에는 남자가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여자의 두뇌는 좁은 지역에서 미세한 운동에 잘 적응하도록 되어있고 남자는 우뇌에 위치한 공간지능이 여자 보다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구나 남자들은 한 가지 일을 할 때는 그일 밖에는 못한다. 그러나 여자들은 전화를 받으면서도 찌개를 끓이거나 청소를
하거나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다 할 수 있다.
또 남자를 화나게 하는 간단한 방법은 남자가 못을 박을 그 옆에서 말을 걸면 된다고 했다. 이렇듯 여자와 남자의 행동이
차이가 나는 것은 뇌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는 남자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쇼핑할 때의 스트레스 강도는 폭도를 진압해야 하는
경찰관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이것은 진화적 과정에서 형성된 남녀의 차이와 두뇌 회로의 차이 때문이다. 남자는 ‘터널 시야’를 가지고 있어 직선으로
움직이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지그재그로 움직여야 하는 쇼핑이 남자에게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남자는 방향을
바꿀 때마다 의식적으로 더 많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남자들은 음식과 의상 쇼핑을 싫어할 뿐만
아니라 그런 쇼핑을 자주 하면 건강에도 해롭다고 한다. 남자들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나도 신랑이랑 참 많이도 싸웠다. 그것은 지금 생각해 보면 남자의 심리라든지 그 상태를 몰라서 이해할 수 없다며 많이 싸운 것 같다.
상대를 미워서도 아니고 그저 자기 생각대로 해석하기 때문에 싸운 것이다. 지금은 싸움이 시작 되려고 하면 왜 저러지
생각하기 전에‘아~남자는 나와 구조가 달라 그러니 이해를 시켜야 해’ 하고 이해를 시키려 하니 싸움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내가 내 상황이 이렇다고 이야기 하고 나면 금방 이해를 하고 그렇구나 한다.
그래 동생들이나 제부들과 싸움을 했다고 이야기 하면 상황전개를 내가 다 이야기 하면 맞아, 맞아 하면서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한다. 제부도 마찬가지이고 그래 싸움을
정리해주고 어쩔 땐 오히려 내가 영웅이 된 양 혼자 기뻐 날뛴다.

사람의 심리란 참 묘해서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 해주고 입장 바꿔 생각해 주면 아주 별것 아닌 것이 되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나도 가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흥분하고 서글퍼하고 화를 낸다. 그러나 혼자 흥분한 것이 억울해 막 상대에게 따질까
하다가도 그래, 그래 다 내 탓이다 하고 체념을 하고 흥분해봐야 나만 손해다 하고 나의 소중한 엔돌핀이 빠져나갈 걸 생각하곤 멈춰버린다.
그만큼 늙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나나 우리네 모든 사람들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 힘들어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구나 작고 사소한 것에 섭섭해지고 소견머리가 더 좁아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 나이를 먹으면 아이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하지만 또 그렇게 호랑이 같던 사람이 너무 조용해지면 이구 이젠 늙었구나
하면서도 말이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싸움을 하던 것도 이젠 중단하고
싶고 정말 나이를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많은 것들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어릴 적 신랑과 연애를 할 때 누누이 말했던 이야기가 있다. 사랑하기도 모자를 시간, 싸우지 말고 우리 많이 사랑하자 했던 말처럼
정말 많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어쩌면 사랑하기도 모자를 시간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