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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1998년 [시-박명자]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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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mloe
댓글 0건 조회 2,500회 작성일 05-03-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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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으로 싱그러운 숲을 체험하네
숲에 오면 마치 젊음을 되찾아 새각시가 된 듯
푸름 가득 들어 마시면
숲은 쉬임 없이 자라나 나의 허무의 키를 넘고
나는 여직 여자로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내가 지향하는 숲에 가로 놓인 창
눈물 그렁한 그대 흔들리는 그림자….
세상을 초월한 듯 가볍게 잊으리라
스쳐 지나치려면 어느새 발이 머무는
언덕 위의 이층집

누구를 가슴에 새긴다는 일은
그리움의 심지를 아직 돋우는 것인가
무지개처럼 빛부신 시간 잠깐 돌아보는 숲길에
머무는 바람 한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