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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송현정] 어느 날을 사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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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6회 작성일 07-02-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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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하다 무심코 펼쳐진 책갈피 속에
나이를 알 수 없는 꽃 한 송이 누워있다
언제 어디서였는지 기억조차 아슴한데
순리를 거역하고 꺾여버린 세월
원망의 빛이 되어 미이라처럼 굳어 있다

푸르던 날 미련한 내 손길이
널 거두어 내 속에 가두고
까맣게 잊고 산 죄
미안하다 미안하다

생으로 꺾이던 죽음의 찰나
향기로운 꿈 송두리째 접은 채
갈피 속에 무덤을 쓰고
잠들어 있는 너를 이제서야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