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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최명선] 자작나무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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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48회 작성일 07-02-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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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냄새 연한 계절,
동안거에 들었던 뼈대 흰 나무들
가부좌 풀다
무욕의 초록 경전
빈 몸 갈피마다 등으로 밝혔는데
살 아프고 뼈 아파
자작자작 잦아드는 생의 뒤안길,
내안 흐르는 떫은 피 헹궈내면
천년 가도 썩지 않고 젖어도 불이 되는
목피의 철리까지 듣고 볼 수 있을까
밀랍 같이 하얀 등에 몸 기대 놓고
생각 따라 에돌아가는 시간,
제 길 켜 내 길 밝히는 거룩한 숲이여
찌든 삼욕에 버거움 아셨는지
새소리 바람소리 숲 가득 독경이다


�삼욕 : 불교에서 이르는 食慾, 睡眠慾, 淫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