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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1998년 [시-김춘만]첫 배, 카타마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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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mloe
댓글 0건 조회 2,582회 작성일 05-03-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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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45년만에
속초에서 북한 땅으로 가는 첫 배
카타마란호
네 시간만에 가 닿을 땅은
북한 신포 양화항

너는 못 간다.
고향 가는 첫 배 타자고
벼르고 벼르던 실향민들 두고
너 혼자 둥당거리며 혼자 가지 못한다.

고향 땅 가는
배나 보자고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부글거리는 가슴들이 동명항에서 눈을 부릅뜬다.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하여
울고 있지 않는 것 아니란 걸
서로는 안다.

영금정 돌아 장사동 앞바다 지날 때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민 공동묘지
보이는가, 카타마란호
공현진, 거진, 대진
곳곳에서 기다리는 귀향객

철썩 철썩 그 바다 소리 숨찬다.
덥석 덥석 잡는 손길 뜨겁다.
저기 주름 잡힌 얼굴은 누구더라 누구더라.

어리숙하게 누구 눈에 뜨일까
은근하게 스며들어서 내 한 줌 무게 얹는다
누구는

속초에서 신포가는 첫 배
사람들은 그렇게 손 흔들어 보냈다.

􄤃카타마란호는 신포 양수발전소 기술자와 물자를 싣고
속초에서 첫 출항(98.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