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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최월순] 비선대에서 버들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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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91회 작성일 07-02-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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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 가는 길
조릿대, 갈참나무, 너도밤나무,
작은 단풍나무 길을 지나
금강초롱, 둥굴레, 구슬붕이,
함초롬히 돌아앉은 돌길을 지나
무릎 꺾이며, 한숨 고르며 올라온
비선대 맑은 물 속에
버들치 반가운 꼬리를 흔든다.
아마도 물치천 어디쯤에서 만났다면
그래 그래 너 여기 있구나
반가웠을 테지만
너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너의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수많은 돌무덤을 지나,
수많은 물무덤을 넘어와
숨차게 올랐을 이곳
비선대에서 너를 만나
나는 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