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호2006년 [시-권정남] 팥배나무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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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팥들이 매달려 있는
백담사 팥배나무 아래 서면
소리들로 가득하다
내설악 개울가
바람이 돌탑 흔들고 지나가는 소리
먼저 간 시인들의 영혼이
하나 둘 깨어나는 소리
세상의 모든 고뇌가
툭툭 껍질 터트리며
미움과 사랑 내려놓는 소리
사람과 사람 사이가
붉은 팥알처럼
단단히 여물어 가는 소리
만해, 김시습, 이성선 시인이
뒷짐 지고 두런두런
시를 이야기하는
팥배 나무 아래 서 있으면
늦가을 백담사 노을이
석류 알처럼 툭툭 붉게 터지고
세상의 모든 시가
싸르륵 싸르륵 익어가고
백담사 팥배나무 아래 서면
소리들로 가득하다
내설악 개울가
바람이 돌탑 흔들고 지나가는 소리
먼저 간 시인들의 영혼이
하나 둘 깨어나는 소리
세상의 모든 고뇌가
툭툭 껍질 터트리며
미움과 사랑 내려놓는 소리
사람과 사람 사이가
붉은 팥알처럼
단단히 여물어 가는 소리
만해, 김시습, 이성선 시인이
뒷짐 지고 두런두런
시를 이야기하는
팥배 나무 아래 서 있으면
늦가을 백담사 노을이
석류 알처럼 툭툭 붉게 터지고
세상의 모든 시가
싸르륵 싸르륵 익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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