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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지영희] 가을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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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93회 작성일 07-02-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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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푸르게 식어가고 있다

어릴 적 빠뜨렸던 고무신과
먹다 던져버린 토마토 꼬투리
남 몰래 풀어둔 뜨듯한 오줌 줄기들

어머니는 왜 참외나 복숭아 대신
달지도 않은 토마토만 많이 사셨는지
먹다버린 그것들이 한 농장 이루어
어머니 나이쯤 먹은 창 너머로 나를 부른다

올해도 해수욕을 하지 못했다
토마토 주스 한 잔 속에는 언제나 바다가 출렁이고
바다로 향하는 가족들이 출렁이고
버리기는 커녕 매일 드시게도 못하는 애잔함이 출렁여
푸르게 푸르게 세월 속으로 식어 가고 있는
가을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