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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채재순] 목백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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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24회 작성일 07-02-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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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란 나무들
새순 틔운다, 꽃봉오리 단다
봄 단장 분주할 적에
기척 없던 목백일홍

수많은 수군거림 견뎌온 시간들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온 몸으로, 뜬눈으로
입술이 타 들어갔으리라
수척해지는 생의 굽이 없이 완성한 온전한 세계란 없다
다만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늦은 봄 되어서야
저토록 쓸쓸한 맨 살에
야릇하게 두른 새순 옷
더디 온 사랑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저 꽃나무
시방,
목백일홍의 전신에 불그레한 웃음이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