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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이화국]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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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63회 작성일 07-02-2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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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어도 나는 안다
그가 나를 부를 거라는 걸
많은 날 격조해도
나는 절대로 먼저 부르지 않는다
나대며 잘난 척 하기도 한 시절
나는 또아리 틀고 앉아
그 속에 세상을 가두었다
그도 침묵에 길들여진 나를 알 것이다
또한 너무 오래 버려두면
죽을 거라는 것도 알 것이다
사랑은 기꺼이 너의 노예가 되는 것이지만
네가 노예 되어 나의 여왕님! 하고
부르길 바라는 마음이 내 몸 안쪽에 있다
그래서 내 몸엔
해독이 어려운 단축키가 많다
이것들이 싹을 내면 문어발이 되어
지구를 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구멍을 엿보고 있을 뿐
그때 그가 큰 기침 하더니 노크 해온다
나는 인사성 밝은 매너모드 형
즉시 살떨림으로 대답한다
온몸의 성감대가 살아난다
나도 모르게 나를 방치한 시간이
너무 길었나보다
추운 줄 모르면서 추웠나보다

몸이 저절로 떨린다
몸이 떨리면 마음도 떨린다
살떨림 치떨림
살아있음은 서로 교감하는 것
드디어 생명이란 이름을 부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