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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이화국] 파리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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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66회 작성일 07-02-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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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한 마리 휘리릭 날아든다
말갛게 닦은 유리창에 앉는다
똥파리? 쉬파리?
겨냥하여 파리채를 날린다 명중이다
으깨진 놈의 몸둥이를 휴지로 닦아내다
이미 정착된 몇 개의 파리똥을 만난다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다
놈은 제 존재의 증명을 오물에 거는구나

내 존재의 증명은 무엇일까를 떠올린다
나는 산소가 부족한 ?마추피추?에서 많이 살았다
예수 부처가 내 화두의 일번지였다
미래는 사고처럼 닥쳐 왔고
사고 앞에서 나는 늘 쩔쩔 맸다
잘못 살고 나면 상처는 손톱자국을 남겼다
그 손톱자국을 안고 늘 끙끙거렸다
그러니까 내 존재의 증명인 시는
상처다 손톱자국이다 파리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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