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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이충희] 조을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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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17회 작성일 07-02-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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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덧 살 때부터 바둑을 두던
초등학교 1 학년 손자에게서
바둑을 배우네
집은 이렇게 짓고
이럴 땐 이렇게 둘러막고
여기는 위험하니 여기를 지키고
한 5분 열강을 끝내고
열 점 놓고 두잔다
실실 나오는 웃음을 감추고
좋아!로 시작한
게임은 장난이 아니였다
여기저기서 실점이 나오고 내 집은 완전히 해체되고
훈수를 받아가며 두는 할미 솜씨가 석연찮은지
재미가 없었던지 상대가 아님을 알아차렸는지
오목을 두잔다
그리로 간들 어찌 감당하랴
완전패배를 대견한 감동으로 받아 안은
이 홍근한 핏줄로의 회귀 앞에
마냥 조을고 싶은 나를 합장으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