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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이충희] 適所에 들다∙3 - 가을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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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89회 작성일 07-02-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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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비 예고도 없이
사람보다 먼저 강을 적신다

0시50분 막차는 이미 떠나고
자욱이 깔렸던 기약도 떠나고
이 비 그치면 체감보다 싸늘할
일상의 무게로 당연한 노동이 기다린다

돌아오는 젖은 불빛 사이로 나뭇잎 지고
경계 밖 그리움이라 부르던
거세된 희망이 즐비한 홍등가를 지난다

위로 말라 모독하지도 말라
가끔 그래 가끔
다른 세상을 꿈꾸지도 말라
헛디딘 상처를 어루만지듯 쓸쓸한
쓸쓸한 가을 밤비 추적이던 驛舍
잠시 기대선 그 시간이 適所였다

사람아
예고도 없이 내리는 가을 밤비에 젖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