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호2006년 [시-김춘만] 산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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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나란히 모신 산소 앞에서
아내에게 내 자리는
이쯤이 어떻겠느냐고 하다가
아무래도 번거롭겠다
차라리 태워서 훌훌 뿌리라 했더니
자기는 그러지 말란다.
아버지 어머니도 그랬던 적 있다.
양지바른 이쯤에 묻어달라시더니
아버지는 화장이 편하지야
그때도 어머닌
무섭다. 따듯한 이 곳에 묻어 달라셨다.
대단치도 않고
내 앞에는 닥치지도 않을 것 같던 말들
훌쩍훌쩍 뛰어 와서 넘나든다.
허리 편 아내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아내에게 내 자리는
이쯤이 어떻겠느냐고 하다가
아무래도 번거롭겠다
차라리 태워서 훌훌 뿌리라 했더니
자기는 그러지 말란다.
아버지 어머니도 그랬던 적 있다.
양지바른 이쯤에 묻어달라시더니
아버지는 화장이 편하지야
그때도 어머닌
무섭다. 따듯한 이 곳에 묻어 달라셨다.
대단치도 않고
내 앞에는 닥치지도 않을 것 같던 말들
훌쩍훌쩍 뛰어 와서 넘나든다.
허리 편 아내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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