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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시-김춘만] 다시 마을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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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09회 작성일 07-02-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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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렇게 내리더니
산이 걸어 나왔다
나무도 세우고 바위도 얹고
산이 통째로 걸어나와 주저앉았다.

아들 딸 길러 내보낸
산간마을
내외가 지키던 집이
흙더미 속으로 사라졌다.

2006년 7월의 여름비는
오색리, 덕산리, 하추리,
이름도 예쁜 마을을 쓸고 나갔다.
누구는 온난화현상이라 하고
누구는 무분별 절개지 때문이라 한다.

그곳에 보낸 시간들 동강났다.
오가며 밟았던 길들
상처입고 뒤틀렸다.

끊긴 길 이름 묻힌 마을이여
살 돋고 샘 나오고
흐드러지게 산 꽃도 피어
나갔던 아이들 손잡고 돌아오는
다시 마을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