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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2006년 [테마시-김종헌] 울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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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72회 작성일 07-02-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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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년 전
너는 우리의 거인이였다

돌칼을 휘두르고
돌창을 던져
맘모스를 먹거리로 삼고
부족을
적의 발길에서 지켜냈었다

죽은 뒤에도
너는 풍장되어
살과 즙을 내어
까마귀를 살리고
솜다리꽃을 피워냈다.

이제
네 오금뼈 마디마디
쇠기둥을 박고
네 갈비뼈마다
철계단을 박아
네 두개골에 올라앉은 자들이
두충차 한 잔에
시답잖은 고함을 쳐도
너는 신음소리 조차 없구나
너는 뼈만 남았어도
아직 내게는 거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