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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신민걸]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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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83회 작성일 08-02-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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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몰라요 흘러가요
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보광사로
호숫가 길은 적당히 구부러지고 마땅히 뻗어서
굳이 여겨보지 않아도 알아요
눈감아도 좋을 만큼
비 지난 하늘은 막 감고 난 머리처럼 차분하고
검붉은 구름을 얹어 보이지 않는 울산바위 앞두고
발길 닿는 대로 흘러가요
어깨에 박힌 친한 가방 끈 삐걱거리고
손익은 지퍼 손잡이 곧 빠질 듯 가볍게 딸랑거리고
먼데부터 고인 빗물 가르며 다가왔다 이내 스쳐 가는
자동차와 운동 삼아 달리는 사람과 축축한 바람과
곡하는 미망인의 젖어서 붉은 눈과
낡은 목탁 두드리는 검버섯 활짝 핀 손과
걸어가는 귀 모두 생로병사 하나라는 걸
나 알아요 흘러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