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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박대성] 낮달이 피는 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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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57회 작성일 08-02-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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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이 예쁘게 깎였다며 좋아하시는 어머니는 더는 손톱이 자
라지 않았으면 좋겠다시며 화단을 한바퀴 돌아보신다. 꽃들이 저
리 피어서 더 이상 자라지도 시들지도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래시
는 것일 게다. 꽃을 향해 손을 내밀어 보는 어머니, 손톱이 길 때
나 일손의 끝자락을 붙잡고 화단을 돌아보실 때는 손의 때가 꽃
에 닿을까 손등으로 꽃을 쓰다듬던 어머니,깎인 손톱을 화단 구
석에 내려놓는다. 화단은 초승달 몇 조각을 어디로 실어가려나,
나팔고동을 울리며 돛을 세우고 바람을 따라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