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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박대성] 둥근 돈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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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72회 작성일 08-02-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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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맞은 여인들이 저냐를 빚다가 문득 잘 저며진 동그랑
하나를 손에 쥐고 생각에 잠긴다. 이 저냐를 누가 먹으면 좋을까.
쇠고기도 돼지고기도 아닌 청호동 바닷가에 흔하디 흔한 마른 오
징어 다리를 불리고 다지고 저며 빚은 저냐를 누가 먹으면 좋단
말인가
명절을 준비하는 부산한 부엌 한 구석
남자들은 바다와 등을 지고 앉아 술잔을 돌리면
집집마다 둥근 저냐 두어 개씩을 들고 나서는 여인들
적바르고 가든한 치성이 부끄러운지 바다를 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문문한 백사장에 머리 조아리며 고수레로 내려놓는 노랑 돈저
냐 둥근 돈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