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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박대성] 동창회 총무 금장부 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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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71회 작성일 08-02-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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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청첩의 장미,
허니문의 침실도 저승길 차편도 전화 한 통이면 되는
선거 때마다 겹겹의 환호가 되어 담장 위를 걷고
지난 등산에서는 발목 삔 절벽을 짊어지고 오시더니
지난 천렵에서는 이슥한 밤이슬을 업어 주시더니
지난 체육대회 경품추첨에서는 풍병 친구 전기장판 타게 해주던 당신
우리들의 동갑계 상포계 혼인계 동창회 총무인 당신
늦은 귀로의 처진 어깨 위로 내려앉는 달빛 같은 당신
우리들의 외박과 외상의 핑계인 당신
불원천리 버스에서도 애창곡은 언제나 양보하는 당신
달리는 버스도 세우고는 제왕처럼 볼일을 보게 해주는 당신
망자가 남긴 이승의 판을 막힘없이 돌리기 위하여
늦은 점방의 문 두드려 잔돈을 바꾸어 오는 당신
회장님 유고 시 권한대행도 차기회장의 보루도 아닌 자리에서
그간 애쓰셨습니다만
다시 한 번 유임을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