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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최명선]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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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29회 작성일 08-02-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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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들 태어날 때
名品으로 태어나지 않았겠냐만
하여 내게도 明品으로 살아 온 날
있지 않았겠냐만
고장 난 풍향계 따라 헛 맴을 돌다보니
어느새 나의 몸 暝品되어 있었고
무에 그리 추웠던가 눈 들어보니
瞑品이란 겹옷까지 걸치고 있었더라
살아보겠다고
살아내겠다고
바닥 같은 생 세우며 鳴品처럼 견뎌 온 날
이제 덤인 양 살아도 될 지천명에 이르니
明品이나 冥品이나 한 끗 차이라
크신 님 내게 어서 오라 부르시면
命品의 깃이야 접혀지고 말겠지만
후미진 세상 한 켠 조그만 이름 석 자
혹여 銘品으로 남겨지지 않을까
미래 당겨 酩品처럼 뇌까려 보는
아흐야
목 꺾인 동백, 발아래 흥건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