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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최명선] 흔들리는 회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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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19회 작성일 08-02-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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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물을 벤다 격랑 같은 남자의 강, 출입문 쪽으로 강둑이
터졌는지 시퍼런 물소리가 통로 가득 넘쳐난다 물속에 갇혔던 아
이들이 떠밀려 나오고 무뎌진 칼을 버린 채 여자는 공명관 같은
비상구에다 낭자하게 소리 꽃을 피워댄다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저들의 물 베기, 끈질기기도 하여라 생각될 즈음 휴전인지 종전
인지 창문 가득 꽂혀있던 깃발 같은 불빛이 내려지고 소요를 비
켜나온 고요의 침잠, 잘리다 만 물 몇 올이 목 꺾인 남자의 바람
꽃을 싣고 천천히 계단 아래로 내려온다 밀려갔다 밀려왔다 토사
가 된 시간들이 귀 접힌 밤의 하구에 모래톱을 쌓는다 침식된 잠
의 흰 피톨, 노란 어질머리 하나가 불면이라는 퇴적층에 물풀처
럼 쓰러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