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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김향숙] 낡은 풍금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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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63회 작성일 08-02-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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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적
마루 끝에 낡은 풍금하나 있었다
삐걱거리는 페달소리 앞세우고
누런 건반 따라 부르던 노래들
사진을 찍은 적도 없는데
그 때의 내 모습이 선명하다
내가 나를 어떻게
그 적당한 거리
등나무 담 아래서 보았을까
그러고 보니
등꽃 흐드러지고 왕벌 윙윙거리던
담 아래 서 있는 나도 보인다
낡은 풍금도 윤기 나던 마루도 사라지고 없지만
그 노래들은 지금도 나의 애창곡
처녀 적 촌티도 아직 그대로인데
거울 앞
나이든 내가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