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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김향숙] 혼자 사는 친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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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49회 작성일 08-02-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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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남편은 고기잡이배 기관장 이었다
아래데*에 고기 잡으러 떠나면 여기 앞바다에 고기가 나고
돌아오면 아래데에서 고기가 났다
밥상 위 아내의 숟가락에
생선가시 발라 얹어주던 착하디착한 그 남자
친정 갔다 돌아온 저문 저녁
아이들 말갛게 씻겨 재우던 그 남자
한 번도 아내에게 반말 해 본 적 없던
순하디순한 그 남자가 병을 앓다 죽었다
어린 제비새끼 같은 삼남매를 두고
예뻐서 죽고 못 살던 아내를 두고
사슴 같은 깊은 눈 함께 흙에 묻혔다
어느 주일날 아침
울진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아빠를 두고
종점 모퉁이를 돌아 교회로 가며 눈물 흘리던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나서
장례식장에서 나도 많이 울었다
성격 좋은 내 친구는
예수님이 남편이라며 항상 얼굴이 밝은데
이제 서로 나이 들어가는 가을
좋은 날 산에라도 가자고
지금 전화해 보아야겠다.

* 아래데 - 아래지방을 뜻하는 북녘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