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7호2007년 [시-김향숙] 화상병동에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38회 작성일 08-02-19 17:44

본문

세상에는
그렇게 괴로운 소리도 있었다
낮에는 비명, 밤에는 신음
진통제, 항생제, 링거주사를 주렁주렁 매달고
상한 신체조직을 매일 깎아내야 하는
화상병동 환자들
접으면 팔꿈치가 떨어지고
펴면 발목이 떨어지는 간병인 침대
가족들의 숨죽인 울음은
의료진들의 분주한 발자국 소리로 잦아들었다
수술이 힘들었던지 아이는 잠들어서도
자주 놀라고 눈물을 흘렸다
‘ 진통제 주사 맞고 지금 잠들었어요 ’
진통제가 듣지 않아 수면제까지 먹였다는 말을
남편에게 전화로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숨차게 들어섰던 응급차들
여수 울진 성남으로 되돌아간
한 여름 밤 병원 앞마당
플라타너스 나무숲 매미들도
진통제가 듣지 않는지
밤새도록 아프게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