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2007년 [시-김향숙] 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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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차량들 사이에서
흐름을 타는 일이 힘에 부칠 때
갓길에 잠시 멈추어 선다
무릎까지 차는 물살에 머리를 감다
눈 뜨면 거꾸로 흐르던 어지럼증
다섯 명의 아이들 저만치 다 달려가고
맨 나중 여섯째로 뛰어가던 운동회
북적이는 자동계단 앞에서도
나는 아직 서너 박자가 늦다
몇 계단 비어있는 내 앞으로
성큼성큼 올라가 자리 채우는 재빠른 사람들
거칠은 긴줄넘기 놀이처럼
술래들은 자꾸만 눈을 흘기고
다시 하나 둘 셋 넷
다시 하나 둘 셋 넷
비집고 들어서는 일이 만만치 않다
세상은 과속으로 달리고
나는 아직
갓길에 서 있다.
흐름을 타는 일이 힘에 부칠 때
갓길에 잠시 멈추어 선다
무릎까지 차는 물살에 머리를 감다
눈 뜨면 거꾸로 흐르던 어지럼증
다섯 명의 아이들 저만치 다 달려가고
맨 나중 여섯째로 뛰어가던 운동회
북적이는 자동계단 앞에서도
나는 아직 서너 박자가 늦다
몇 계단 비어있는 내 앞으로
성큼성큼 올라가 자리 채우는 재빠른 사람들
거칠은 긴줄넘기 놀이처럼
술래들은 자꾸만 눈을 흘기고
다시 하나 둘 셋 넷
다시 하나 둘 셋 넷
비집고 들어서는 일이 만만치 않다
세상은 과속으로 달리고
나는 아직
갓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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