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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1998년 [시-김영섭]호박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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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mloe
댓글 0건 조회 2,521회 작성일 05-03-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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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어디를 가도 고향 만한 집은 없어
덩굴손 아무리 비질해야 허공 뿐이야.
(애호박 한 여름 밤 장마에 굴러 떨어진다.)
쑥 대궁 딸기 덩굴 성긴 돌박살이가 좋아
애시당초 달을 낳는 지붕은 없었던 거야
기어야 살지, 달팽이 깍지벌레 애벌레 장수하늘소들
못생긴 푸른 젖 물려 키우다
성깔 모난 사내 축구공으로 채이다
영근 늙은이 살광 위로 살림 나면
무서리 허연 들판 내동댕이 쳐질 풀잎이야.

사라진 초가 사무쳐
덩굴손 흔드는 우리는 빈손
못생긴 꼭지 돌려 파고 달여지길 기다리는
벌거벗은 대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