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2007년 [시-김종헌] 아버지의 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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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사의 발톱이
아버지가 묻힌
공원묘지를 아누비스의 병사처럼 휩쓸었다
부러져 동댕이쳐진 비석과
허벙처럼 뚫린 무덤들을
TV 뉴스로 보며
발만 동동 구르다
빗살 긋기 무섭게 가속기를 밟아댔다
강릉공원묘지
제 4구역 57-117
허둥대던 발길이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검정색 그늘막에
즐비하게 누워있는
저 무수한 미이라들
흘러내린 빗물과
토사로 평토장된
다른 이의 무덤 위를 달려가는
내 눈길 저 멀리
아!
아직도 의연히 솟아 오른
아버지의
저 도도한 콧등
아버지가 묻힌
공원묘지를 아누비스의 병사처럼 휩쓸었다
부러져 동댕이쳐진 비석과
허벙처럼 뚫린 무덤들을
TV 뉴스로 보며
발만 동동 구르다
빗살 긋기 무섭게 가속기를 밟아댔다
강릉공원묘지
제 4구역 57-117
허둥대던 발길이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검정색 그늘막에
즐비하게 누워있는
저 무수한 미이라들
흘러내린 빗물과
토사로 평토장된
다른 이의 무덤 위를 달려가는
내 눈길 저 멀리
아!
아직도 의연히 솟아 오른
아버지의
저 도도한 콧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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