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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최월순] 영랑호 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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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9회 작성일 08-02-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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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영랑호에는 바닷물이 들어와 호수는 바다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잉어들이 바닷물에 서서히 적응해 갈거라고 말했습
니다.
생물은 그렇게 자연에 적응해 가면서 살아가게 되는거라구요.
살아남을 수 있는 종족들만 남게 되는 거라구요.
영랑호 잉어들은 자꾸만 맑은 물이 흘러드는 개울가로 모여들
기 시작했어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커다란 물고기처럼 모여
서 서로의 등을 떠밀며 개울가로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갔습니
다. 개울가로 자꾸만 올라가는 잉어들은 점점 줄어드는 개울물에
자신의 몸을 적시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
이렇게 모여드는 잉어들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호기심에 돌을
던지기도 합니다. 머리에 돌을 맞아도...지느러미가 찢겨도...이
길밖엔 길이 없는데...찾아갈 곳도...머무를 곳도 없는데...잉어
들이 가야할 곳은 어디일까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바닷물에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본성에 따라 맑은 물을 찾아간 많은 잉어들은 일찍
생을 마감했는 지도 모릅니다. 바다로 변해버린 호수에 살아남은
잉어들 몇이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