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2007년 [시-권정남] 천경자 그림 속 꽃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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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가 떼 지어 날고 있다
화관을 쓴 여인의 눈동자엔
우물 같은 어둠이 고여 있다
꽃 속에 갇혀있던 뱀들이
태엽처럼 풀어지더니 슬쩍슬쩍
무당 치맛자락처럼 허리에 감겨들고
알몸 슬픈 전설의 여인이
머리 풀고 있는 원시 숲에
종일 비가 내리고 있다
천경자 그림 속 꽃에는
비수가 번뜩인다. 참수 당한
노란 장미들이 화폭에 나뒹굴고
만장輓章같은 고독이
바람에 펄럭 인다.
흰색 나비와 검은 색 나비가 날아드는
천경자 그림 속 꽃에 손을 대면
毒이 묻어난다
붉은 반점 꽃가루가
살 속 심장까지 빠르게 번진다
화끈거린다.
화관을 쓴 여인의 눈동자엔
우물 같은 어둠이 고여 있다
꽃 속에 갇혀있던 뱀들이
태엽처럼 풀어지더니 슬쩍슬쩍
무당 치맛자락처럼 허리에 감겨들고
알몸 슬픈 전설의 여인이
머리 풀고 있는 원시 숲에
종일 비가 내리고 있다
천경자 그림 속 꽃에는
비수가 번뜩인다. 참수 당한
노란 장미들이 화폭에 나뒹굴고
만장輓章같은 고독이
바람에 펄럭 인다.
흰색 나비와 검은 색 나비가 날아드는
천경자 그림 속 꽃에 손을 대면
毒이 묻어난다
붉은 반점 꽃가루가
살 속 심장까지 빠르게 번진다
화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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