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2007년 [시-권정남] 노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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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터미널대합실
몸에 집을 달고 들어서는 노숙자
밤새도록 빙하의 거리를 쏘다닌
순례자의 모습이다
어깨에 매단 때 절은 이불
목에 건 냄비와 수저
양팔에 걸친 색색 옷가지들이
겨울들판 꽃처럼 흔들리고 있다
산발한 머리는 허공을 찌르고
숱 많은 눈썹 밑으로
세상을 쏘아보던 저 형형한 눈빛
혼자라는 눈부신 고독
날마다 축제를 즐기고 있다.
비바람 치는 골목
순례의 거리 마다
부어 오른 발등으로
집을 버리고 비로소 세상을 얻은 자
대합실 입구
머리에 싸락눈을 털고 들어서는
키 큰 빛바랜 소철 나무
주렁주렁 온몸에
겨울 꽃을 매달고 서있다
몸에 집을 달고 들어서는 노숙자
밤새도록 빙하의 거리를 쏘다닌
순례자의 모습이다
어깨에 매단 때 절은 이불
목에 건 냄비와 수저
양팔에 걸친 색색 옷가지들이
겨울들판 꽃처럼 흔들리고 있다
산발한 머리는 허공을 찌르고
숱 많은 눈썹 밑으로
세상을 쏘아보던 저 형형한 눈빛
혼자라는 눈부신 고독
날마다 축제를 즐기고 있다.
비바람 치는 골목
순례의 거리 마다
부어 오른 발등으로
집을 버리고 비로소 세상을 얻은 자
대합실 입구
머리에 싸락눈을 털고 들어서는
키 큰 빛바랜 소철 나무
주렁주렁 온몸에
겨울 꽃을 매달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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